[이탈리아(7)] 로마의 휴일, 진실의 입에 가보기

로마 진실의 입, 로마의 휴일

[이탈리아(7)] 로마의 휴일, 진실의 입에 가보기

국외여행/이탈리아 Italia


고대 로마의 전차 경기장, 치르코 마시모를 산책하듯 둘러보고,
전차 경기장과 이어진 다음 관광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치르코 마시모의 끝에서 길만 건너면 만날 수 있는 건물이 있는데
외관은 그냥 일반 다세대주택 같은 건물인데, 이곳이 ‘진실의 입(Bocca della Verità)’으로 유명한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대성당’이 있는 건물이다.

관광지 바로 건너 다시 새로운 관광지가 나타나는 곳,
이곳이 바로 로마였다.

사실 눈에 보이는 이 건물은 관공서로 사용이 되는 곳이고, 성당의 입구는 이 건물 반대편으로 돌아가야 했다.
길을 건너 계속 앞으로 걸어 건물 입구를 찾아 나섰다.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대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in Cosmedin]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성당으로, 발렌타인데이의 유래가 된 성 발렌타인의 유골이 있는 성당이다.
7층 높이의 종탑과 모자이크 장식이 돋보이는 내부는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입장료 : 무료 (허용된 공간만 입장 가능)

내가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1955)’에 소개된 ‘진실의 입’을 보기 위해서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그레고리 펙이 여자 주인공 오드리 헵번을 놀리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했다.

아뿔싸,
성당 건물을 돌아 입구에 도착했을 때,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마주하고 잠시 혼란이 왔다.
오후 1시 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진실의 입을 방문한 관광객이 진실의 입에서부터 밖으로 이어져 건물을 돌아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진실의 입이 이렇게나 유명한 관광지었는지 미처 알지 못 하고 가볍게 방문했던 내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저기 사진에 보이는 곳이 성당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이면서
진실의 입으로 가는 입구이기도 한 곳이다.
입구에 서서 보니 성당을 방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진실의 입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진실의 입이 뭔지 다시 한 번 떠올리고, 나도 사진이라도 얼른 찍어 보기로 했다.

[진실의 입 Bocca della Verita]

얇고 동그란 대리석 조각에 한쪽 면을 얼굴을 새겨 두었다.
지름이 1.5m로 큰 대리석인데, 제작에 대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얼굴은 해신 ‘트리톤'(강의 신 ‘홀르비오’라는 설도 있다.)을 조각한 것인데,
이 조각상이 진실과 거짓을 심판하는 ‘진실의 입’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에 와서부터다.
이렇게 동그란 대리석은 고대 로마제국 시대에 하수도 뚜껑으로 사용되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진실의 입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중세 때 심문을 받는 사람이 이곳에 손을 넣은 후,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솔이 잘릴 것을 서약하게 한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보카(Bocca)는 입, 베리타(Verita)는 진실을 뜻한다.
오드리 햅번과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로마의 휴일 영화에 등장한 후 현재까지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입장료 : 무료

나도 성당 내부로 들어가서 진실의 입을 직접 마주했다.
밖에도 줄이지만, 성당 내부에도 줄이 엄청 길었다.

진실의 입은 성당 내부가 아닌, 성당 입구에 있는 회랑의 벽에 전시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순서가 오면 사진도 찍고 입 안으로 손도 직접 집어 넣어 보는 모습이 보였다.

사진을 확대해서 그렇지, 실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성당 밖에도 건물을 돌아갈 만큼 긴 줄이 있었기 때문에 이 긴 줄을 기다리면서 진실의 입과 사진을 찍어야 할까,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다.

진실의 입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지만,
어렵게 방문한 로마에서의 자유여행에서 진실의 입 앞에서만 너무 많은 시간을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대신,
이렇게 성당의 외벽 철조망 틈 사이로 사진만 찍고 지나쳐 가기로 했다.

정면은 아니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는 찰나의 순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렇게 보니 정말 사람의 얼굴을 한 신의 모습 같아 보였다.
저기 입 속에 손을 넣으면, 중세 시대에는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의 손을 저기 뒤에서 잘라 버렸다고 한다.

이 곳에서 70여 년 전에 오드리 햅번이 다녀간 곳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맘이 찡했다.

오래 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이렇게라도 다녀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렇게 이 곳을 떠나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어,
성당 내부를 조금 둘러보고 기기로 했다.

진실의 입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 줄이 엄청 길었지만,
성당을 둘러보기 위한 관광객은 나처럼 아쉬움과 약간의 호기심이 있는 관광객 일부 뿐이었다.

성당을 위한 관광객이 많지 않은 이유를 성당 내부에 들어가고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었는데,
성당의 명성과 달리, 성당 내부는 규모가 작았고
또 그마저도 입구에서 성당 내부를 멀리서 볼 수 있게만 해두었기 때문에 딱히 오랜 시간을 머물지 않고 금방 성당을 빠져나갔던 것 같다.

성당 입장에서도 진실이 입 때문에 이렇게나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니, 성스러운 공간과 관광지를 구분해 놓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진실이 입, 그리고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대성당은 이렇게 둘러보기로 하고 다음 관광지를 위해 또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202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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