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36)] 호이안 동글동글 바구니배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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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36)] 호이안 동글동글 바구니배 타기

국외여행/베트남 Vietnam


다낭에서 셋번째 날은 다낭 근교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다낭 근처 호이안(Hoi An)에 베트남 전통 바구니 배를 탈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찾아 갔다.

차량을 타고 클룩에서 알려준 주소지에 도착을 했는데,
이곳에 바구니 배를 타는 업체가 많이 모여 있어서 내가 예약한 업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많은 가게 입구에서 사람들이 나와, 예약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어서 어디가 내가 예약한 업체인지 쉽게 찾지 못 했다.
아무리 내가 예약을 했다고 얘기를 해도 모두 자기네 가게라고 하는 바람에 잠시 혼란이 생겼다.

실제로 클룩으로 예약을 했다고 하니 내 이름을 물어보지도 않고 본인들 가게가 맞다면서 안으로 막 이끄는 업체도 있었다.
클룩으로 업체에 연락했더니 입구 사진을 하나 찍어서 보내줘서 다행히 내가 예약한 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하려 조금 서둘러 다낭에서 출발했는데, 아침 9시에 호이안에 도착하니 벌써 태양이 높이 솟아 날씨가 많이 더웠다.
그래도 바구니 배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금 여유롭게 배를 탈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바구니 모양을 한 배, 아니 배 모습을 따라한 바구니가 물 위에 많이 떠 있는 것이 보였다.
물고기를 잡으러 먼 거리를 가는 목적이 아니라, 가까운 거리를 가볍게 물 위로 이동하는 목적의 배 같았다.
대나무를 짜집기 해서 만든 배가 가라 앉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되기도 했는데 저기 앞에 서 있는 남자 분이 안전하니 천천히 배에 올라보라고 나를 끌었다.

바구니 배는 운전을 해주시는 아주머니 한 분 외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정원이 3명인 배였다.
배는 앞뒤가 따로 없는 것 같았는데, 배 가운데 가로로 대나무로 짠 의자가 있어서 의자에 앉으면 앞을 바라보고 배가 나갈 수 있도록 배를 운전해 주셨다.
이 둥그런 배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까 싶은 걱정을 했는데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했다는 듯이, 아주머니가 노르 휙휙 저어 능숙하게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왜소해 보이시는 베트남 아주머니가 끝이 넓은 노를 좌우로 저어 배를 앞으로 끌고 가는데, 그 모습이 참 신기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아무렇게나 좌우로 흔드는 것 같은데 배가 앞으로 나가기도 하고 속도가 빨라졌다, 늦어졌다 하고 또 좌우로 회전도 했다.
넓은 노를 세웠다가 눕혔다가 깊게 넣었다 얇게 넣었다 하면서 배의 방향과 속도를 조정을 하는 것 같았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지만 눈이 부실 정도로 해가 따가운 하루였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배에 있는 베트남 전통 모자인 농라(Nón lá)와 우선을 양산으로 쓰라며 건네주셨다.

큰 강가에서 배를 탔는데 코너를 도니 정글이 나타났다.
우거진 수풀에서 금방이라도 악어가 헤엄쳐 나올 것 같은 정글이었다.
좌우에 우거진 숲이 있고 그 사이를 배를 타고 지나니 느낌이 새로웠다.
이 모습, 어릴 적 람보 영화에서 많이 보던 모습 같았다.
정말 베트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글과 바구니 배 체험이었다.

잔잔한 강을 배를 타고 천천히 흘러가니, 마치 요람에 누워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참 좋았다.
조금 더웠지만 능라와 우산을 써서 그늘을 만들었더니 그래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정도였다.
그 보다 이 더운 날씨에 능라 하나만 머리에 쓰고 온 햇볕을 등으로 맞으며 노를 젖는 선장 아주머니가 덥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겉으로 볼 때 강물이 많이 탁해보였는데, 강에 손을 넣으니 물 속에 내 손이 훤히 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맑은 물이었다.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또 베트남의 강을 보면서 내가 배운 한 가지는,
베트남 사람들은 노랗고 탁한 색깔의 강을 진정한 강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베트남의 강은 중국에서부터 내려오거나, 베트남의 높은 지대에서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모래를 싣고 흘러드는 강물이 많아
거의 대부분의 베트남 강은 이렇게 노란색이나 조금 탁한 초록 빛을 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을 넣어보면 물이 맑다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 실제로 냄새도 전혀 나지 않은 맑은 물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반대로 우리 나라의 강은 대부분 바다처럼 투명한 푸른 빛을 띄는 경우가 많다.
물론 녹조현상이나 유속이 느린 강 바닥의 이끼 때문에 초록색 강도 보이기는 하지만 한강, 낙동강을 보면 푸른 빛을 띄고 있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오히려 한국의 강 색깔을 보고는 의아해한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강물은 노란색, 바닷물이 파란색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맑은 물은 정말 축복이다 !!)

밀림 코스를 천천히 이동하는데 그 길이가 꽤나 길었다.
우리가 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배를 타고 이동하는 일행도 있었는데, 여기 근처에 그만큼 바구니 배를 타는 업체가 많은 것 같았다.
마주치는 반대편 배를 보고 가볍게 웃어 보이기도 하고, 또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정글 코스가 끝나갈 무렵, 어디에선가 귀에 익숙한 음악이 들려 왔다.

음악이 들리는 곳 근처에 많은 바구니 배가 모여 있는 모습이었는데, 내가 탄 바구니도 천천히 그곳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 바구니 배 하나가 관광객들 사이에서 퍼포먼스를 막 시작하려는 모습이었다.
어떤 퍼포먼스일까 궁금했는데, 동그란 바구니 배의 특성을 달려, 제자리에서 배를 뱅글 뱅글 돌리는 퍼포먼스였다.
배가 물에 잠길듯 말듯, 아슬아슬한 경계를 만들며 배가 제자리에서 뱅글 뱅글 잘도 돌아간다.
그 모습이 신기해 바라보는데, 내 배의 선장님이 실컷 구경하라며 잠시 배를 멈추어 주셨다.
그래서 핸드폰으로 급하게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내 옆에 같이 정박한 어머니 배의 모습도 보였다.
어머니가 너무 신나 하시며 옆에서 추임새를 넣으셨는데 그 목소리가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우리 어머니는 음악을 참 좋아하시고 노래 부르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시는 분이시다.
흥이 참 많으신 분인데, 당연히 이런 볼거리에서 가만히 계실 분이 아니다.

공연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모인 관광객들이 노 끝에 지폐를 붙여 팁을 주는 모습도 보였다.

함께 공연을 관람한 관람객들이 퍼포먼스에 모두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나도 가까이에서 퍼포먼스를 즐겁게 관람했다.
그리고 나 대신 어머니가 한국 돈으로 팁을 건네며 감사를 전했다.

정글 코스를 지나 넓은 공간으로 나왔다.
이곳은 강일까, 바다일까, 이러다 남중국해로 흘러가지는 않을까 생각하는 찰나,
또 가까운 곳 어딘가에서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한국 노래 소리가 들린다.
저기 앞에 보니 여기저기 파라솔을 돛처럼 세워 둔 바구니 배가 몇 척 보이고, 배 위로 큰 스피커를 놓아 노래방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코스를 지나가는 관광객에게 노래도 틀어주고 직접 노래도 부르면서 즐거움을 주고 계신 모습이었다.

우리 어머니가 이 모습을 그냥 지나치실리가 없다.
한국말로 배 위로 올라가도 되냐고 물어보시더니, 남자 선장님이 그 뜻을 어떻게 아셨는지 바로 어머니를 배 위로 이끌어 마이크를 건네주셨다.
그리고 이제 막 시작되는 노래에 맞춰 어머니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크게 따라 부르셨다. (물론 춤도 열심히 추시면서)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 ♪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다시 바구니 배가 출발했다.
큰 바다로 나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 실제로 이곳 주민들이 거주하는 것 같은 주거지역으로 향했다.
강 주변으로 이곳 사람들이 생활 공간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타고 있는 바구니 배도 그렇지만, 작은 통통배가 실제로 교통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도로 위 차량 표지판처럼, 강 중간중간 주차금지 표지와 의미를 알 수 없는 다양한 안내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배를 멈추고 투망 던지는 모습도 보여주셨다.
우리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일부러 투망을 던져주셨는데, 가까이에서 투망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멋졌다.
바구니 배 타는 코스에 포함이 되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배를 타고 가다 마주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실제 현지인의 생활모습을 보는 것 같아 좋았다.
밝게 웃음을 건내주시는 저 어부에게 오늘 하루도 늘 만선 같으셔라, 혼잣말로 속삭여 봤다.

직접 노를 저어 바구니 배를 타고 가는 관광객도 있었다.
관광객들은 노 하나로 앞으로 가는 기술을 구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좌우에서 하나씩 노를 저어 앞으로 가는 모습이었다.

베트남에서만 타볼 수 있는 바구니 배이기 때문에 모두들 재밌는 경험을 하면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처음 배를 탔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정글 코스를 지났다.
그 중간에 잠시 배를 강변에 멈추더니 노를 젖던 선장 아주머니가 작은 손낚시대를 전달해 주셨다.
저기 정글 가장자리에 물 밖에 나와 있는 게를 잡아 보라는 것이었다.
내 눈에는 게가 전혀 안 보이는데 선장 아주머니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작은 점 같은 것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길쭉한 대나무 끝에 줄을 하나 달아둔 게 전부인 낚시대인데 이 낚시대로 게가 잡힐까 의심이 드는 순간,
줄을 놓자마자 길을 잃은 게 한마리가 내 낚시줄을 잡는게 보였다.
찰나의 기회를 놓칠새라, 얼른 낚시대를 들어 올리니 작고 검은 게 한마리가 낚시대에 겁을 먹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찮은 실력으로도 게를 몇 마리 잡을 수 있었는데, 이게 뭐라고, 참 재밌는 체험이었다.
단순히 바구니 배를 타고 강을 한바퀴 휙 둘러보겠거니, 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배에 올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재미거리가 있어 바구니 배를 타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처음 배를 탔던 곳으로 돌아오면서 바구니 배 타기 체험이 끝났다.
50분 정도 걸렸는데, 정말 재밌게 즐겼던 체험이었다.
모두들 다 친절했고, 여행을 온 어머니와 나를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한 컨텐츠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명성이 자자한 유명 관광지도 물론 기억에 남지만
이렇게 소소하게 친절하고 즐거웠던 순간이 더 오래, 강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길지 않은 시간 같은 배를 타고 이동하며 웃어주고 말 걸어주었던 우리 선장님, 참 친절해서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런 두 배의 선장님께 어머니가 또 팁을 적당히 전달해 드렸다.
금액 보다는 이런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을 친절하게 전달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배를 타고 나와서 휴게공간에서 잠시 물을 마쉬며 쉬고, 또 방금 체험한 바구니 배의 여운을 같이 나누었다.
더위에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한 후에, 처음 타고 온 차량이 근처에 머물고 있어서 다시 우리를 태워 달라고 호출을 했다.
이제 차량을 타고 호이 안 시내, 올드타운으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았다.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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