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이안 윤식당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천천히 올드타운을 둘러보기 위해 올드타운 중심가 쪽으로 이동했다.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지만 든든히 한식을 먹어서 그런지 활기가 생기고, 움직일 힘이 생겼다.
[호이안 윤식당]
올드타운 입구에는 관광객을 위한 여러 상점들이 늘어선 모습이었다.
점심을 먹기 전에, 처음 올드타운에 들어서 이런 가게는 충분히 구경을 했기 때문에 밖에서 눈으로 훑어보는 것만으로 가게를 그냥 지나쳐갔다.


그렇게 올드타운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다, 익숙한 카페가 눈 앞에 나타나 잠시 걸음을 멈췄다.
콩카페 Cong Caphe
베트남 어디를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카페다.
콩카페를 보니 올드타운을 힘차게 구경해보자는 맘이 금방 사라지고 이곳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더위가 한풀 꺾이기를 기다리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층엔 사람들이 많아 2층에 작은 테이블 자리를 하나 잡았다.
그리고 주문도 잠시 미루고, 여기 콩카페 2층의 실내 모습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지난 하노이나 다낭에서 갔었던 콩카페와는 조금 다른 인테리어였다.
콩카페 특유의 초록색, 그리고 나무 테이블 인테리어는 동일했지만 뭔가 조금 더 옛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모습이었다.
[하노이 콩카페]
콩카페의 테이블은 키가 낮고 작아서 뭔가 조금 불편했지만 또 그런 모습이 콩카페의 매력이기도 했다.
그래도 여기 콩카페 테이블에는 편히 기댈 수 있는 쿠션도 놓여 있어서 커피를 마시면서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콩카페에서, 코코넛 쉐이크 커피와 어머니 !!
나와 어머니는 한 여름에도 아이스 보다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챙겨 마신다.
앵간해서는 차가운 차나 음료를 잘 안 마시는 편인데, 베트남에 와서는 그런 금기를 깨고 이렇게 차가운 음식을 찾게 되었다.
정말 나는 하는 수 없이 차가운 코코넛 쉐이크 커피를 주문했고, 어머니는 그럼에도 따뜻한 레몬 차를 주문했는데 천천히, 맛과 향을 음미하며 참 맛있게 드셨다.


따뜻하고 시원한 차와 커피를 마시고, 그래도 해가 조금 기울었다 싶었을 때 카페를 나와 다시 올드타운을 거닐었다.
콩카페 앞을 보니 예전에는 올드타운 입장을 위해 관광객들에게 입장권을 판매했을 매표소가 있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잠시 폐쇄가 되었던 것 같은데, 사람이 다시 찾게 된 지금에도 티겟을 판매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건물 안에 사람이 앉아 있었지만 따로 티켓을 사라고 하지 않았다.

몰랐는데, 호이안에도 한국에서 유행하는 인생네컷이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한국적인 것, 작게나마 한글을 우연히 만나면 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가게 안을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한국풍으로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올드타운 입구에서조금만 안쪽으로 걸어가면 투본강을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올드타운이 시작되는 곳이라 할 수 있는데, 올드타운은 여기 투본강을 끼고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남중국해를 건너온 배가 여기 투본강까지 배를 몰아 올드타운에 정박했을 것이다.
지금은 큰 선박은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관리되어 여러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투본강변을 따라 올드타운을 걷다 보면, 올드타운 안쪽으로 수로가 하나 이어져 있고 그 위로 작은 돌다리가 놓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여기가 일본 다리(Japanese Covered Bridge)다.
말 그대로 일본이 놓은 다리라고 해서 일본 다리라고 불리는 것 같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돌을 차곡차곡 쌓아 보기에도 엄청 튼튼해 보였다.
그리고 아치형의 다리가 뭔가 아기자기한 멋을 만들어 내면서도, 위로는기와 지붕까지 얹어 동양의 미를 더해 놓았다.
이곳이 왜 호이안 올드타운에서 명소가 되었는지 직접 와보니 알 것 같았다.





다리를 둘러보고 올드타운 안쪽으로 난 상가길을 걸었다.
기념품과 옷가지를 팔고 있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뭔가 색다르고 특별한 것보다는 비슷한 물건을 팔고 있어서 딱히 눈이 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작은 골목과 노란색의 건물들은 정말 이뻐 걷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딱히 물건을 사기 보다는 이곳을 찾은 관광객을 구경하고, 흥정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 나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 천천히 이곳을 탐험했다.






이곳의 건축양식과 분위기가 예전 마카오에 갔을 때 봤던 포르투칼식 건축양식이 떠오르는 것 같으면서도
창문이나 처마가 있는 모습을 보니 또 동양의 멋이 실컷 묻어 나는 건축양식인 것 같았다.
나는 건축이나 시대상을 잘 모르지만, 건물이 이쁘고 골목이 고풍스러워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쩌면 그들도 나와 같은 어떤 느낌과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레 추억을 한장씩 남기려는게 아닐까.



떤끼 고택 Nhà cổ Tấn Ký(Old house of Tan Ky)
이곳의 오랜 전통 주택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떤끼 고택
외벽이 딱히 눈에 띄는 멋이 있는게 아니었지만 발걸음을 멈추고 한번 돌아보게 하는 강한 힘이 느껴지는 건물이었다.
부랴부랴 구글에서 이곳을 검색해보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택이라고 해서 더욱 관심이 생겼다.
많은 사람들이 고택 내부를 보기 위해 작은 입구를 들락날락 거리는 것이 보였는데
나는 내부의 화려함 보다, 시간을 묵묵히 이겨내고 섰는 이 외벽이 맘에 들어,
내부는 잠시 얼굴을 들어 밀어 구경하는 것으로 그치고 때양볕 아래에서도 조금 시간을 들여 이 고택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올드타운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조금씩 해가 지고 있는 호이안이 나타났다.
어디에 있다 나왔는지 투본강 변두리로 소원배가 많이 정박되어 있는 모습도 보였는데,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저 배들이 사람을 실어 투본강을 누비며 소원을 담은 촛등을 강물에 띄우게 될 것이다.


저녁 시간이 되니 올드타운에 관광객이 더 많이 늘어났다.
다시 돌아 온 일본다리 앞에도 기념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사람이 많아져서 복잡했지만, 그래도 낮 보다는 저녁이 되어 더 활기를 찾는 올드타운의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다리 위로 올라 사진도 찍고 직접 다리를 건너보기도 했다.
다리의 아랫 기둥은 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들었지만 다리는 나무로 만든 목조다리였는데
무거운 기와 지붕을 이고 무게를 견디기 위해 여기저기 기둥이 많은 상황에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어
안그래도 작은 다리가 더 협소하고 복잡해 보였다.
그래도 오랜 역사를 간직한 다리라고 하니, 다리를 건너는 것만으로 과거를 한 번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투본강의 모습
저기 앞에 사람들이 일본 다리를 사진으로 담고 있길래, 질세라 나도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을 담았다.
서로 사진으로 주거니 받거니 했다.



밤이 되니 여기저기 걸어 둔 조명이 더욱 빛이 났다.
마치 이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상가들 앞에 다양한 조명등이 밝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안그래도 형형색색 이쁜 색을 가지고 있는 등들이 저녁 배경에 불을 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더욱 뽐내는 중이었다.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 조명 앞에서 꽤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조명을 감상했다.
팔기 위해 걸어둔 조명등이 내게는 마치 현대 미술품에 걸어둔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 같이 보였다.
호이안은 낮에는 노란색, 저녁에는 보다 더 화려하고 대체로운 색으로 골목골목을 아름답게 수 놓는 도시 같았다.

적당히 어두워졌다고 생각되어 소원배를 타고 촛불등을 강물에 띄워보기로 했다.
호이안을 방문하기 전에 실제 방문 후기를 찾아봤을 때, 소원배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부르는게 값이다는 후기를 본적이 있다.
하지만 직접 소원배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몇 곳의 선착장에 찾아가보니 모두 정찰제로 운영이 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유를 알아 보니 호이안 시에서 직접 나서 호객행위를 줄이고 가격 경쟁보다는 정찰제로 소원배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사람들이 실제로 많이 찾는지, 한국어로도 가격이 안내되고 있었는데, 1~3명은 배 1대, 20분 가량을 타는데 15만동(약 7천원)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다행히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 흥정 없이 수월하게 소원배를 탈 수 있었다.


투본강 주변으로, 혹은 올드타운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 주변으로 소원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을 여러 곳 만날 수가 있는데,
잠시 둘러봐도 소원배 가격은 동일했다.
그래서 처음 봤던 그 곳에서 소원배를 타보기로 했다.
그런데 촛불등은 소원배에서 따로 팔지 않아서, 주변에 있는 노점에서 촛불등은 따로 구매를 해야 한다.
나는 이곳 다리 위에서 돗자리를 펴고 촛불등을 판매하고 있는 인상 좋은 할머니에게 촛불등을 구매하고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배를 빌려타고 투본강 여기저기를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구명조끼를 모두 착용하고 배 가운데 얌전히 앉은 모습이었다.
나도 얼른 소원배를 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15만 동을 지불하고 바로 옆으로 난 작은 계단을 내려가 바로 배 위로 올라 탔다.
모든 배에는 구명조끼가 준비되어 있었고, 우리가 촛불등을 가지고 올 것에 대비해서 라이터도 준비되어 있었다.

멀리 석양이 붉은 하늘을 만들어 내는 시간,
매직아워 Magic Hour
뭘 해도 낭만적일 것 같은 시간이었다.
소원배, 그리고 촛불등과 잘 어울리는 시간이고 장소라 생각했다.



소원배는 2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천천히 투본강을 타고 올드타운 주변을 돌아 다닌다.
올드타운 한쪽 끝에 갔다가 다시 반대쪽 끝으로 간 다음, 처음 배를 탔던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루트다.
강이 잔잔해서 배 뒤에서 선장이 천천히 노를 저어 배를 움직였다.
촛불등 띄우는 장소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았고 배를 타는 동안 원하는 곳에 등을 띄우면 되는 것이었다.




강 하구쪽에는 큰 그물을 펼쳐두고 촛불등이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모두 돌아가면 불이 꺼진 촛불등을 한 번에 수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해양 오염을 막고, 빠르게 등을 수거해 가는 듯 보였다.




배가 강의 하류를 돌아 상류로 이동한 후에, 되도록 배 루트 중 가장 상류 가까운 곳에서 소원배가 기수를 돌리려는 찰나에
어머니와 나도 촛불등에 불을 붙이고 등을 강물에 띄워보냈다.
그리고 서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도 나도, 가슴에 품은 작은 소원을 담에 등이 떠내려 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 봤다.


소원배를 타고, 또 촛불등을 띄우는 동안 호이안은 완전한 어둠이 내려 앉았다.
강 위에서 보는 올드타운은 이색적이다고 할 만큼 화려하게 빛나는 야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강변에서 촛불등을 팔고 계신 할머니
많은 할머니들이 이곳에서 촛불 등을 팔고 계셨다.
오늘 준비한 모든 촛불등이 모두 다 팔려서 얼른 귀가하셨면, 하고 바랐다.


어머니와 내가 탔던 소원배
우리를 내려주고는 다음 손님을 또 태우기 위해 얼른 선상을 정리하는 선장님이셨다.
배를 타는 동안 별 다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또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참 감사했다.



이제 올드타운을 떠나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왔다.
낮과 전혀 다른 저녁의 올드타운에는 관광객으로 골목과 식당이 가득차 있어 낮보다 더 활기찬 모습이었다.
아까 점심을 먹었던 윤식당에도 저녁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도 얼른 다낭으로 돌아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처음 올드타운에 도착했던 곳에 도착해서 차량 기사님에게 메시지를 보내 우리 위치를 알렸다.
그랬더니 10분도 되지 않아 우리가 있는 곳으로 픽업을 와주셨다.
6시간이 넘도록 어디에 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을 기사님을 생각하니 조금 죄송하기도 하면서도 감사했다.
그런 기사님 덕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다낭까지 편하게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어머니도 나도, 배가 고프다고 얘기를 하며 차에 몸을 맡겼다.
다낭에 가서 언른 저녁을 먹자고 했다.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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