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39)] 다낭 미케비치 My Khe Beach 산책하기

다낭 미케비치

[베트남(39)] 다낭 미케비치 My Khe Beach 산책하기

국외여행/베트남 Vietnam


호이안 당일치기를 하고 다시 다낭으로 돌아왔다.
호이안에서 1박을 하기도 하던데, 다낭과 호이안이 거리가 멀지 않아 호이안에서 충분히 여유를 즐기고 다낭으로 돌아와도 무리가 가는 일정은 아니었다.

다낭으로 돌아와 숙소로 가기 전에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한국식당, 다낭 한국가든(Korea BBQ Restaurant)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기 사장님이 젊은 한국 남자사장님이셨는데 참 친절하고 인상이 좋으신 분이셨다.
어머니를 모시고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참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실제로 다낭에 머무는 동안 몇 번 더 이 식당에서 한식을 즐기기도 했다.

저녁을 먹은 후에 숙소에 가서 쉬려는데, 이대로 숙소에서 저녁을 보내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11월이라 해가 빨리 졌지만, 시간으로 보면 저녁 8시, 아직 초저녁 시간대라 어머니와 다낭의 저녁을 경험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일부러 미케비치(My Khe Beach) 근처로 숙소를 잡기도 했지만,
어디 멀리 나가는 것 보다 저녁 먹은 것 소화도 시킬 겸 어머니와 미케비치 해변을 좀 걷기로 했다.

해가 진 다낭은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 적잖이 선선했다.
바닷바람이 얼굴과 목을 간질간질 스치고 지날 때면 언제 그리 더웠는지는 까맣게 잊고 바닷가의 매력에 푹 젖어들 수가 있다.
이게 해변이고, 이게 바닷가의 매력이다.
사람이 많이 없는 한산한 바닷가일거라 생각하며 미케비치를 찾았는데
오히려 더위를 피해 저녁에 바닷가를 찾는 현지 사람들이 많이 있어 활기가 넘치고 생동감이 있는 해변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와 나도 마치 다낭에 머무르는 현지인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 하게 미케비치를 산책했다.
이렇게 저녁에 어머니와 바닷가를 거닐고 있으니, 내 고향 부산의 광안리 바닷가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릴적 가끔 어머니와 함께 광안리 백사장으로 나가 해수욕도 즐기고 모래 위에 작을 성을 쌓으며 놀기도 했었다.
미케비치 해변에는 바다를 따라 길다랗게 산책길이 놓여 있고, 또 해변에 많은 상가와 활기찬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꼭 광안리 바닷가와 참 많이 닮아 있었다.

산책로 중간 중간에는 백사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놓여 있어 편하게 백사장과 산책로를 오갈 수 있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백사장에 직접 내려가 모래 위에 아무렇게나 앉아 쉬거나 백사장에 가지 않고 그냥 계단에 앉아 편하게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꽤나 높게 일렁이는 파도와, 그 힘찬 파도가 닿지 않는 어느 경계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기 좋았다.

광안리와 차이점이 있다면, 해변에 펼쳐진 나무의 모습들일 것 같다.
누가 봐도 동남아 바닷가인 것을 알 수 있게 야자수, 특히 코코넛 나무들이 가지런히 심겨져 있었다.
물론 광안리에도 열대지역 나무들이 심겨져 있지만,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미케비치에 있는 이 코코넛 나무는 해변과 너무도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놓여 있었던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코코넛 나무에 코코넛도 여럿 열려 있었다.
저거 떨어져서 밑을 지나는 사람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열매가 크고 딱딱해 보였다.
열대지역에서 코코넛은 너무나 흔하고, 그래서 이렇게 아무렇게나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도 참 흔한 풍경이었다.

산책로에는 운동기기도 놓여 있어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두었다.
한국의 K-아줌마가 이 모습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어머니도 그 중 하나에 올라 허리를 돌려가며 잠시 운동을 해보며 현지인에 깊이 녹아드려는 모습이셨다.

백사장으로 내려가 모래 위를 천천히 어머니와 거닐었다.
모래 위를 걸으면 아무래도 걷는 속도가 느리고 종아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만, 또 그만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파도 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고, 모래가 주는 보드라운 촉감을 두 발로 걸으며 직접 느낄 수도 있다.

밤이 깊을 수록 낮과의 온도차 때문에 해무가 짙게 생기기도 했다.
해변에 있는 여러 상점과 빌딩, 그리고 드문드문 놓여 있는 조명탑에서 나오는 불빛들이 해무에 흩어지고 부서지는 모습이었다.
해무는 그런 빛을 집어 삼키기 위해, 불빛은 그런 해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일을 묵묵히 하는 모습으로 맞서고 있는 듯 했다.

우리 어머니가 여행 때 꼭 챙기는 저 검정 힙색
그리고 원색의 톤, 예를 들면 저기 저 붉은 바지와 흰 난방이, 어딜 가더라도 멀리에서 우리 어머니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아이템과 색깔이었다.
이 짙은 해무에도 사진을 찍어보니 아주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우리 어머니의 힘이다.

해변을 비추는 키작은 조명탑 덕분에 어머니와 내 그림자가 하는 수 없이 길게 늘어서 우리와 함께 해변을 거닐었다.
어릴 적, 부산에 살며 어머니와 갔었던 해운대, 광안리, 그리고 태종대 바닷가가 생각났다.
또 그렇게 어머니와 옛 추억을 회상하고 또 새로운 추억을 켜켜이 쌓아 나갔다.

꽤나 먼 거리를 걸어 왔다.
천천히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모래 백사장을 몸소 느끼며 어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어머니와 여행을 하면 늘 느끼지만, 여행을 오면 어머니도 여자가 되고 소녀가 된다.
그리고 한 소년의 엄마가 되어 나의 오래된 기억과 추억을 되살려 주는 아주 귀한 분이 되신다.

멀리 우리 숙소가 눈에 들어 왔다.
사진으로 보이는 저기 큰 건물 중에 하얀 건물, 우리 집을 향해 천천히 또 백사장을 걸어 갔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해변 한쪽에 아까 낮에 탔었던 바구니 배가 놓여 있었다.
바다를 누비는 배는 아닐텐데, 그렇다고 그냥 전시를 하기 위해 놓아 둔 배도 아닌 것 같았다.
낮에 호이안에 가서 한 번 타 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바구니 배를 보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어머니셨다.
이래서 여행이 중요하고,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서 또 여행을 가게 되는 것 같다.

숙소 1층에 있는 마트에서 바나나우유를 사서 왔다.
한국에는 단지 모양의 병에 담겨 있어서 나는 ‘바나나우유’ 보다는 ‘단지우유’라고 부르며 즐겨 마시는 우유다.
베트남에서 만나니 더 반갑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종이팩에 담겨져 있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한국 단지우유 보다 맛이 좀 덜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저녁 산책도 마쳤겠다, 어머니와 유튜브로 ‘사랑의 콜센타’를 보며 깊은 저녁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내일 아침 일찍부터 시작되는 일정을 어머니와 간단히 얘기하고 각자 방에 들어가 쉬었다.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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