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6)] 로마의 전차경기장, 치르코 마시모(Circo Massimo)

로마 원형경기장, 키르쿠스 막시무스, 치르코 마시모

[이탈리아(6)] 로마의 전차경기장, 치르코 마시모(Circo Massimo)

국외여행/이탈리아 Italia


로마는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유적지다는 말이,
이번 전차경기장, 치르코 마시모(Circo Massimo)에 방문하면서 더 체감하게 되었다.

조금 전 방문했던 콜로세오와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에서 걸어서 10여 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거리로는 약 600m로, 개선문 앞으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넓은 공터나 나타나는데,
이 곳이 로마시대 전차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던 치크로 마시모(Circo Massimo)다.

[치르코 마시모(Circo Massimo)]

로마 시대에 각종 경기가 열렸던 대표적인 원형의 전차 경기장이다. 길이는 약 600m, 폭은 약 182m로 6만 여 명, 최대 15만 명까지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경기장이다.
경기장 내 곡선 주로를 돌 때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장은 콜로세움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데, 북서쪽에서 동남쪽으로 비스듬히 길게 뻗은 모습이다.

치르코 마시모의 또 다른 이름은 ‘키르쿠스 막시무스 경기장(Circus Maximus)’인데, 고대 로마 시대에는 이런 원형 경기장이 12개나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이곳, 키르쿠스 막시무스 경기장이 규모가 가장 컸었다.

치르코 마시모의 예상 복원도를 보면 엄청난 규모를 상상할 수가 있다.
경기장 복원도를 보면, 경기장 중앙에도 다양한 조형물과 동상, 파빌리온, 그리고 오벨리스크가 있는 스피나(Spina)라고 하는 이름의 도랑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쉽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어떤 행사를 준비하느라, 경기장 중심부로는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경기장 주변을 돌며, 간간히 내부를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이렇게 사진만 담을 수 있었다.

2천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치르코 마시모는 고대 로마 귀족들이 평민들과 함께 전차 경기를 관람하고 함께 어울렸던 공간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렇게 황무지로 변했고, 세로로 가로로 길죽한 경기장의 특징 때문에 가끔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마침 내가 이곳을 찾았을 때도 곧 있을 어떤 콘서트를 위해 무대와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있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볼 수가 없었다.

얼마전까지 이 곳은 말 그대로 황무지 공터로 변모하여 로마시에서 그냥 방치를 해 두고 관리는 전혀 하지 않던 곳이었다.
그러던 곳을 6년 간의 정비와 복원을 거쳐 지난 2016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개방을 하게 되었다.
이때 복원이 된 부분은 관람석과 12세기에 건설된 경기장 내부의 탑(Tower), 그리고 화장실 등 부수 시설이 포함되어 있었다.

경기장 외부를 둘러보는데,
경기장 한쪽 끝에 복원을 공개된 부분으로 관광객이 유물을 둘러보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내려가 관람을 하고 싶었지만 가까이 가지는 않고 멀리서 이렇게 경기장의 일부 모습을 관람했다.
저기 안 쪽으로 새롭게 복원을 했다는 탑이 보였다.

나는 이렇게 멀리서 경기장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시작으로,
옆으로 길게 뻗은 600m의 경기장 측면을 따라 서북쪽으로 천천히 걸어 이동하면서 경기장의 크기를 몸소 체감하려 했다.

경기장이 넓어서 전망은 참 좋았다.
그리고 날씨가 맑았기 때문에 푸른 경기장과 파란 하늘이 참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

경기장 주변으로 관람을 위한 산책로를 만들어 두었지만 이 곳을 찾는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나도 다음 관광지를 가는 동선에 위치해 있어서 들러 본 곳인데, 이왕 복원을 하는 김에 조금 더 즐길 거리를 만들어 두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되도록 원형 그대로를 복원하기 위한 모습이라 어쩔 수가 없었을 것 같기도 했다.

경기장 주변을 둘러보면 이렇게 현대식 건문들 사이로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이다.
로마의 매력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모습 그대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마를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여행객은 현재와 2000년 전을 수시로 오갈 수가 있다.

이렇게 보니 정리가 안된 잔디밭과 조금은 거슬리는 철제 울타리가 옥의 티처럼 느껴졌다.

관광객이 둘러볼 수 있는 건축물 반대편 끝으로는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열심히 마련되고 있었다.
2000년 전의 원형 경기장이 지금은 콘서트 공연장으로 사용된다니, 참 멋있고 신기한 장면이다.
과거에는 전차를 타고 달리면서 사람이 다치고 사상자가 발생했었다고 하니,
지금의 콘서트는 그런 면에서 참 평화롭고 안전한 공연이다.

경기장 측면을 따라 계속 걸으면서 최대한 경기장 내부에 가까운 곳까지 걸어가 봤다.
그러다 무대 가까운 곳까지 올 수 있었는데 딱히 열심히 무대를 설치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이 무대는 무엇을 위한 무대일까,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 있는 사람도 근처에 없었다.
인부들만 접근이 가능한 것 같아서 오래 머물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어, 잠시 머물다 얼른 이곳을 벗어나 버렸다.

경기장 맞은편으로 이탈리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이프러스(Cypress)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사이프러스는 지중해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로,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심어져 온 역사적인 나무다.
유럽지역에서는 영원함, 죽음, 기억을 상징해서 묘지나 유적지 주변에 많이 심는다고 한다.
그런 의미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이 원형 경기장 주변으로 사이프러스 나무를 많이 심어 둔 것 같았다.

사이프러스는 피톤치드 향이 있어서 향수와 방향제로도 많이 쓰이고,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마법사 지팡가 이 사이프러스 나무로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한다.

사이프러스 나무를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내가 유럽, 이탈리아, 그리고 로마에 와 있는 것이 실감이 났다.

치르코 마시모, 원형 경기장은 이렇게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만 보고 지나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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