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10)] 항저우 서호(西湖) 거닐어 보기

중국, 항저우 서호

[중국(10)] 항저우 서호(西湖) 거닐어 보기

국외여행/중국 China


항저우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서호(西湖)까지는 걸어서 이동했다.
기념관에서 서호의 동쪽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여서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항저우 서호(西湖)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인데,
약 2,000년 전에 이미 호수의 윤곽이 만들어져 오늘까지 이어져 올 만큼, 중국에서도 그 역사가 엄청 오래된 담수호이다.

[항저우 서호(西湖, 시후)]
중국 항저우 시가구역 서쪽에 위치한 호수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담수호다.
3개의 제방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각 소제(苏堤), 백제(白堤), 양공제(杨公堤)로 나뉘어 있다.
중국에는 서호(西湖)라는 같은 이름의 호수가 800여 개가 될 정도로 아주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서호가 바로 이곳, 항저우의 서호이다.
항저우 서호에는 서호10경이라 불릴 정도로 명소가 많이 있다.
면적이 1,429㎢로, 둘레를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항저우에서 오래 머물 수 없었기 때문에 호수의 둘레를 모두 둘러볼 수는 없었다.
그만큼 서호는 엄청 넓고 둘렛길은 엄청 길었다.
그래서 호수의 동쪽에서 남쪽으로 천천히 호수 주변을 걸어볼 계획으로 산책하듯 걸음을 옮겨 보기로 했다.

중국은 어딜가도 사람과 차들이 엄청 많다고 하더니, 정말 서호 주변으로도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토요일 오후를 맞아 가족이나 연인들이 산책을 즐기는 모습들이었는데, 나는 그런 모습이 조금은 혼란스러워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조차도 여행의 일부분인 것 같아 그들 틈에 조용히 스며들어 되도록 여행자인 것을 들키지 않고 천천히 여행을 즐겼다.
수 많은 인파를 어떻게든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나를 지치게 만든 것은 8월 한여름의 항저우 날씨였다.
덥기도 더웠고, 또 호수 주변이라 습도까지 높아서 천천히 걸음을 걷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너무나도 무더웠다.
시간에 쫓겨 많은 것을 보고 싶었던 마음도 더위 앞에서는 한풀 꺾여 힘을 내지 못 했다.

그래도 서쪽으로 멀리 내려 앉은 햇빛과 나무 그늘이 멋진 풍경과 그늘을 만들어 낼 때면 발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을 눈으로 담았다.
드문 드문 멋진 조형물도 보여서 단순히 호수 주변을 산책하듯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호수였다.
저 조형물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냥 멀리서 조형물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호수는 정말 너무나 넓고 컸다.
호수 건너편을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그냥 눈으로 보기에도 그 거리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반대편이 까마득했다.
수면 위로 햇살이 부서지면서 하늘하늘 윤슬을 만들어 냈다.
날씨가 조금만 더 시원했다면 참 감성적이고 매력적인 풍경이었을 텐데, 이런 멋진 풍경과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무더위 앞에서 오래 버틸 힘이 없었다.

나는 항저우 서호를 보면서 오래 전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이용했을 때 봤었던 바이칼 호수가 떠올랐다.

물론 바이칼 호수와 비교했을 때는 서호의 규모가 훨씬 작은 편이었지만, 서호의 규모도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넓은 호수였다.
서호에서 배를 타고 호수 위를 떠 다닐 수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이 무더위에 배를 탈 자신이 없어 시도해 보지 않았다.

담수호라고는 하지만 바이칼 호수에 비하면 물이 엄청 깨끗한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조금은 탁한 모습을 한 것이, 흙이 많이 섞여 있는 강물 같기도 했다.
바이칼에서 봤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투명한 호수 물과 호수임에도 분명 바다처럼 찰랑이던 파도는 서호에서 찾아볼 수는 없었다.

호수 주변으로는 카페와 레스토랑도 있었다.
아무리 호수라고 해도, 강바람이 무더운 날씨를 씻어내지는 못하는지 야외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는 점심을 걸러 배가 고프기도 했고, 더운 날씨에 계속 걷기만 해서 목이 말랐다.
음료수를 파는 가게에 들러 목도 축이고 조금 쉬었다 가기로 했다.
딱히 어떤 음료수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으로 특정 가게를 찾은 것이 아니라, 가까운 가게를 찾아 무작정 음료를 주문했다.

처음에는 음료만 살까했는데 계산대 옆으로 만두를 구워서 함께 팔고 있길래 같이 주문을 했다.
음료 컵 위에 깔데기 모양으로 컵을 올려 작은 만두를 같이 담아주었는데, 만두와 음료를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참 효율적이다 생각했다.
만두 아래에 담긴 음료는 밀크쉐이크였는데 너무나 목이 말랐던 터라, 나는 만두+밀크쉐이크 말고도 빨간 딸기 쉐이크도 추가로 구매했다.
그리고는 자신있게 알리페이를 열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값을 치루었다.
중국에서 처음 사용해보는 알리페이 결제방식이었는데, QR을 스캔하고 금액을 입력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결제를 할 수 있어서 빠르고 간편했다.

근처 화단에 앉아서 나는 만두를 정말 게 눈 감추듯 빠르게 입에 넣었다.
양이 많지 않아 보였는데, 먹고 보니 시간이 촉박한 여행자에게 한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의 만두 양이었다.
그리고 별로 안 어울릴 것 같았던 밀크쉐이크도 제법 잘 어울려서, 만두를 먹는 동안 밀크쉐이크도 깔끔히 다 먹어버렸다.
딸기 쉐이크는 손에 들고 다니면서 서호를 걷는 동안 천천히 마실 수 있었다.

만두를 먹고 또 힘을 얻어서 서호를 탐험했다.
시원한 쉐이크를 먹었지만 그래도 더위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한쪽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처음에는 버스킹이라도 하는 건가 싶었지만, 자세히 보니 그냥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었다.
호수 위로 떨어지는 낙조를 기다리는 듯 보였다.

호수 주변으로 공안들도 많이 있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으니 질서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할 것 같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공원 내 사람들이 많아도 모두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공안이 많이 있어서 질서가 확립이 된 것도 있겠지만, 호수를 거닐며 내가 마주친 항저우 사람들은 모두 표정이 밝고 친절한 모습이었다.

서호 주변에는 길거리 음식점이나 상점도 많지만
고급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백화점이나 상가도 많이 있었다.
그 중 명품관들이 있는 백화점이 보이길래 더위도 피할 겸 안으로 들어가 매장 구경도 하고 땀도 조금 식혔다.
천장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채광에 신경쓰면서도 실내에는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 한결 시원함이 느껴졌다.
따로 명품을 구매할 의도는 없었지만, 마치 쇼핑을 하는 듯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백화점 내부를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적당히 땀이 식었을 즈음, 백화점을 나와 다시 상가를 걸었다.
서호에서 한 블럭만 안으로 들어오니 곧게 뻗은 길 주면으로 다양한 상점이 나타났다.
호수 주변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눈에 익은 편의점도 보였지만
그 외에도 중국스러운 상점과 간판들이 있어 사진으로 남겼다.
항저우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풍경이겠지만, 나에게는 이런 간판 하나 하나도 참 중국 스럽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여행객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외 서양의 관광객이 한국에 놀러오면 아무 것도 없는 저녁 주택가 길거리 사진을 추억으로 찍어 가는지 알 것도 같았다.

길을 걷다 유니클로 매장이 보여서 잠시 들리기로 했다.
이 때 한국에서는 한창 노재팬(No Japan)을 할 때라 한국의 유니클로 매장 매출이 급감하고 있을 때였는데
나중에 이탈리아 가서 간단히 입을 바지 하나가 필요했고, 유니클로가 그나마 저렴할 것 같은 생각에 이곳에 들러 옷을 사기로 했다.

유니클로에서 간편하게 입을 츄리닝 2개를 구매했는데, 가격은 한국에서 살 때와 비교해서 크게 저렴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항저우에 와서 짧은 시간에 쇼핑도 하면서 좀 더 깊이 항저우를 여행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유니클로를 나오니 해가 지고 거리는 어둠이 내린 뒤였다.
더 늦기 전에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중국 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지인을 통해 서호 근처 맛집을 하나 추천 받았다.
엄청난 맛집이라 혼자 가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항저우까지 왔으니 당당히 들러 보기로 했다.

202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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