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8)] 마닐라 SM몰 오브 아시아 (Mall of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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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8)] 마닐라 SM몰 오브 아시아 (Mall of Asia)

국외여행/필리핀 Philippines


비가 내려 마닐라 성당을 더 둘러볼 수가 없었다.
햄버거 가게에서 시간을 조금 더 가지면서 비가 그치길 기다려볼 수도 있었지만, 여기서 시간을 보내느니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 보기로 했다.
성당에서는 아직 미사를 진행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성당 내부는 아쉽지만 더 둘러보지 못 하고 그냥 그랩을 호출해 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목적지는 숙소 근처에 있는 SM몰로 정했다.
아직 저녁을 먹지 못 했는데 그곳에서 저녁도 먹고 놀다가 늦어지면 걸어서 숙소로 돌아갈 참이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굵어진 빗줄기가 차량 유리창을 때리며 마닐라 야경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굵은 빗줄기를 보자 성당 앞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지 않고 이동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열대성 기후를 감안한다면, 이 비도 금방 그칠 것 같았지만, 이렇게 이동하는 동안 비를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까지 굵은 비가 내리며 차창을 심하게 때리더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비가 그치고 창 밖으로 마닐라 도심의 야경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창 밖으로 리잘 공원(Parke ng Rizal)이 보여서 도로정체로 차가 잠시 정차해 있는 동안 길 건너 공원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마닐라 성당에서 천천히 걸어 여기 리잘 공원까지 와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창 밖으로 보이는 공원의 모습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공원 가운데 어떤 탑이 솟아 있었는데, 주변으로 분수와 함께 화려한 조명이 빛을 발하고 있어 잠깐이지만 화려한 공원을 볼 수가 있었다.

그렇게 30여 분을 이동해서 SM몰에 도착했다.
숙소와 많이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인지, 이 곳에 도착했다는 것만으로 왠지 모를 안도감이 생기기도 했다.
여차하면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마음이었는데, 천천히 걸어도 10여 분이면 숙소까지 닿기에 충분했다.

SM몰 앞 로터리에 차량이 엄청 많아, 거의 다 도착하고서도 몰 입구까지 이동하는 데에도 엄청 시간이 오래 걸렸다.
소문으로만 듣던 필리핀 최대의 몰이라는 얘기가 체감이 되었다.
택시가 아니라 그랩을 이용했기 때문에 도로 정체에도 추가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서 좋았다.

어렵게 몰 입구에 도착해 천천히 몰 안을 돌며 구경을 했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나 많았다.
마닐라의 모든 사람들이 주말을 맞아 SM몰에 모두 나와 저녁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해도 좋을 만큼 사람이 많았다.
그 와중에 한 한국식당에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 조금은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몰을 걸어다녔다.
근데 본촌(Bonchon)이라니, 한국에서는 들어보지 못 한 브랜드 이름이었다.

해외에 가면 되도록 한식 보다는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 하는 음식을 먹어보려 노력한다.
아직 저녁으로 뭘 먹을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식당이 있다는 정도로만 둘러보고 그냥 무심한 듯 가게 앞을 지나쳤다.

우리가 찾은 SM몰은 마닐라의 또 다른 지역에 있는 SM 시티 마닐라(SM City Manila)와는 구분이 되는 또 다른 SM몰이었다.
큰 규모와 위상을 증명하듯, 이름도 SM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 아시아의 SM몰)로 불리었는데,
실제로 몰에 도착해서 몰의 규모와 엄청나게 많은 방문객을 직접 보니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알 것 같았다.

SM몰 오브 아시아는 여러 개의 건물이 하나의 건물처럼 이어져 있어 그 규모가 가늠이 안될 정도로 엄청 크고 넓었다.
또 이렇게 건물과 건물 사이는 산책로를 만들어 두어 몰 안 뿐만 아니라 몰 주면을 걷는 재미도 있는 곳이었다.

2006년에 오픈한 필리핀 최대의 쇼핑몰이다.
축구장 5개를 합친 것보다도 더 큰 규모를 자랑하고 쇼핑을 위한 공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집이 즐비해 있어서 여러 목적으로 방문을 해도 좋을 몰이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을 한다면 아이스링크, 놀이공원과 같은 체험거리를 즐길 수도 있는데 실제로 내가 찾았을 때에도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정말 많았다.

SM몰은 그 이름을 정할 때 몰이 위치해 있는 지역명을 함께 부르며 지점을 구분하는데
다른 SM몰과는 다르게, 이곳 마닐라에 있는 SM몰은 몰 오브 아시아(Mall of Asia, MOA)라고 부른다.
SM 시티 마닐라가 따로 있지만 실제 규모는 MOA와는 비교가 되지 않고, 몰의 구성도 차이가 있었다.

MOA에는 총 3개의 건물이 직접 연결되어 있고,
첫 번째 건물은 SM Store(백화점),
두 번째 건물은 ZARA, H&M 등의 글로벌 스파 브랜드 샵과 필리핀 기념품을 판매하는 Kultra, 그리고 필리핀 대표 패스트푸드점들이 입점해 있다.
세 번째 건물에는 생필품을 비롯한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Hyper Market이 위치해 있다.
건물 안에서도 길을 잃을 만큼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중간 중간 현재 내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를 보면서 이동을 해야 했을 정도다
MOA에 비하면 SM몰 클락은 정말 동네 작은 백화점 수준에 불과했다.

처음 이 몰을 방문해보자 했던 것은,
그래도 엄청 큰 규모의 몰이라고 해서 구경이나 가보자고 했던 것이고, 또 넓은 몰을 조금은 여유롭게 구경하며 저녁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 하게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몰에 있어서 말 그대로 뒷 사람에게 밀려 억지로 걸음을 옮겨 이동을 해야 했을 정도로 복잡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정말이지, 일요일 저녁을 맞아 저녁을 밖에서 보내려는 마닐라 현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SM몰을 조금 자세히 둘러보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도 이 많은 인파를 보자마자 급 사라져 버렸고,
또 사람에 부딫히고 치이면서 체력도 금방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얼른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 쉬자고 선배와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이 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맛집을 찾는게 쉽지 않았고, 대부분의 식당이 웨이팅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했다.

다시 건물 밖으로 나가 외부에 있는 식당 중 괜찮은 식당을 찾아 보려는데
한 일식집이 눈에 들어와 여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뭔가 특별한 무언가를 맛 보고 싶었던 처음의 의지는 온데간데 없고, 얼른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저녁거리를 찾다는 다는 것이 결국 일식이었다.
당연히 웨이팅은 해야 했지만 몰 안에 있는 다른 식당에 비하면 웨이팅이 길지 않았다.

레스토랑 입구에 있는 저 남자 직원이 너무나 친절하기도 해서 조금 기다리더라도 여기서 기다리자는 맘도 생겼다.

20분 정도 기다린 후 어렵게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었다.
메뉴가 다양해서 입 맛대로 원하는 것을 골라 먹을 수 있었다.
주문 방식이 단일 메뉴만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레일 형태로 트레이를 옮겨가며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오는 방식이었다.

저기 긴 줄 뒤에 서서 우리도 저녁을 테이블에 신중하게 골라 담았다.

그렇게 골라 담은 우리네 저녁
처음에는 인당 두 세계를 집어 들고 담아 오려고 했지만,
주문을 하는 동안에도 앞 뒤 사람에 치여 그냥 간단히 빨리 먹고 나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 치고는 2명이서 메인 3개의 음식을 주문했지만, 이것도 몇개의 메뉴는 손에 들었다 다시 놓고 해서 최종 선택된 최정예 메뉴였다.

나는 규동을, 그리고 선배는 우동을 선택했는데,
약간의 튀김(덴뿌라)과 카레 우동은 같이 나눠먹으려고 함께 주문을 했다.

맛은 엄청 맛있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많고 빨리 음식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조금 인스턴트 같은 맛이 나기도 했다.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많은 인파 속에서 적당히 저녁을 챙겨 먹을 수 있었다.

저녁을 먹는 동안 주변이 많이 시끄럽고 혼란스러워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식당을 나온 후, 더 이상 몰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얼른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몰을 가로질러 입구로 나가려는데, 몰 가운데 회전목마 놀이기구가 있어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그 모습을 지켜 봤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복잡한 몰이었지만 그 속에서 회전목마가 어린이들을 태우고 천천히, 그리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이 대조적이었다.

가만 보니 회전목마가 2층 구조물로 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2층 구조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뭔가 좀 효과적인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회전목마는 넓은 광장 같은 곳에서 서커서 천막같은 모습으로 뱅글뱅글 돌아가는게 제 멋이지 않나 생각했다.

몰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충분히 이동 가능했다.

그래서 굳이 그랩을 부르지 않았는데,
너무 가까운 거리이기도 했고 거리를 떠나 몰에서 그랩을 불렀다가는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할지도 몰랐다.
그만큼 사람이 너무 많았다.

몰 앞에 있는 육교를 건너 몰에서 주택 구역으로 이동했다.
우리처럼 걸어서 이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몰 앞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몰에서 조금 벗어나려는 모습처럼 보였다.

육교에서 몰을 바라 보는데 SM몰을 상징하는 커다란 지구본이 눈에 들어 왔다.
또 저 멀리 이케아의 모습도 보였는데, 이 모습이 그나마 내가 기억하는 조금은 여유롭고 한적한 모습의 SM몰 오브 아시아이지 않을까.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 씻고는 일찍 쉬었다.
휴식을 취하려 떠나온 도시었지만 오히려 좀 더 축 처지는 느낌과 기분은 왜일까
30분 단위로 일정을 짜고 하루 25km씩 걸으며 이동하는 여행을 할 때도 이렇게 축 처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어찌되었든 필리핀, 마닐라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202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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